“André’s Choice: In a Broken World”

“The Shogun’s Revival”

쇼군의 부활

1

투투– 탕, 탕–!

비스트 좀비 서식지 주변에서 간헐적으로 총성이 들려오고 있었다.

비스트 좀비 서식지를 파괴하는 작전은 대성공이었다. 야산 전체가 폭발하면서 수백 개의 토굴에 무너지고 화염에 휩싸이면서 비스트 좀비의 서식지는 철저하게 파괴되었다.

소이탄과 C4가 폭발하면서 토굴 내부의 온도가 순간적으로 1천 도에 달했기에 살아남은 좀비들은 없을 것이다.

가미카제 대원들은 조를 이루어 도주하는 비스트 좀비들을 추격하고 있었다. 비스트 좀비의 빠른 성장 속도와 번식력을 감안하면 한 구라도 더 제거해야 했다.

멀리 도주하지 못하고 옥수수밭과 콩밭에 숨어 있던 비스트 좀비들은 수색대원들을 습격하려다가 사살되었다.

날이 어두워지자 소탕 작전이 중단되면서 앙드레 일행과 가미카제 대원들은 본부로 귀대했다.

전투를 치르는 와중에 가미카제 대원들 십여 명이 전사했지만 어쩔 수 없는 희생이었다. 간단히 애도를 마친 대원들은 승전을 자축했다.

“고맙네, 캡틴. 자네 일행이 아니었다면 비스트 좀비들의 서식지를 파괴하려는 시도는 엄두조차 낼 수 없었을 거네.”

마츠이 본부장은 2층 회의실에서 앙드레 일행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다른 조장들은 겐죠 부본부장과 함께 마당에서 회식했기에 유키나가만 참석했다.

요아가 닭다리를 뜯으면서 활달하게 말을 받았다.

“하하, 대단한 전투도 아니었어요. 서울의 메트로레인에서는 정말 처절하게 싸웠죠. 그때에 비하면 이번 전투는 그저 몸을 푸는 정도라고나 할까?”

그녀의 자화자찬에 왕첸이 이죽거렸다.

“쿡쿡, 요아 혼자 싸웠어? 공치사는 왜 혼자 차지하려는 거야?”

“왕 서방은 왜 말꼬리를 물고 난리야? 기분 좋게 승전을 즐길 수 있는 거잖아?”

“그래도 너무 나대는 것 같아.”

마츠이가 가볍게 손을 저었다.

“아니, 충분히 공치사를 할 만하네. 그동안 우리는 좀비들을 막는 데에만 급급했지 이렇듯 과감한 선제공격을 생각지 못했네. 캡틴 일행을 보니 우리가 얼마나 소심했는지 알게 되었지. 향후 가미카제 전 대원들에게 적극적인 공격을 주지시키겠네.”

유키나가가 신중한 표정으로 끼어들었다.

“아버님, 적극적인 공격에는 그만큼 희생이 따릅니다. 우리 대원들은 캡틴 일행만큼 전투력이 뛰어나지 않기에 저돌적인 전투를 치르기가 어렵습니다.”

“알고 있다. 하지만 반성해야 하는 것만큼은 분명해. 우리가 웅크릴수록 좀비들은 더 강해진다는 것을 깨달았지. 생존한 사람들이 합심해서 좀비들에 대항한다면 도쿄와 일본의 재건은 앞당겨질 거다.”

마츠이는 캔맥주를 쥐고 앙드레 일행과 일일이 건배했다.

“영웅들, 다시 한번 사의를 표하네.”

앙드레가 차분하게 응수했다.

“아직 전투가 끝난 것이 아니오. 비스트 좀비들을 모두 제거할 수는 없어도 내일 대대적인 수색작전을 펼쳐 최대한 소탕해야 하오.”

“그리 하겠네. 자, 축배를 드세.”

맥주를 한 모금 마신 마츠이가 넌지시 물었다.

“캡틴, 애니그마 연구소를 공격하기 위한 복안은 세워두었는가?”

“연구소 주변은 대규모 좀비들이 둘러싸고 있으니 지상 공격은 어려울 것 같소. 유키나가에게 들으니 애니그마 연구소와 연결되는 메트로레인이 있다고 했소. 메트로레인을 통해 진입할 생각이오.”

“흐음, 메트로레인은 야쿠자 조직이 분할 지배하고 있네. 그쪽 구역은 이나가와카이가 관할하고 있지. 과연 저들이 캡틴 일행에게 순순히 메트로레인을 내줄지 모르겠군.”

이에 요아가 빈 캔을 우그러뜨렸다.

“뭐가 걱정이에요? 우리와 맞서면 야쿠자든 사쿠라든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저들 구역을 먹겠다는 것도 아니고 악마집단을 박살나겠다는데 지원을 못해 줄망정 방해해서는 안 되죠.”

“나야 그렇게 생각하지만 야쿠자들은 의식이 편협하네. 구역에 대한 집착이 대단하기에 외부의 침입을 절대 용인하지 않을 걸세.”

“캡틴의 방식은 간단해요. 타협이 되지 않으면 돌파하는 거죠.”

“캡틴 일행의 능력이라면 이나가와카이 정도는 격파할 수 있겠지만 야쿠자 전체를 감당할 수는 없을 거네. 더군다나 자네들이 한국에서 왔기에 야쿠자들의 반감이 대단할 걸세.”

왕첸이 닭 날개를 쪽쪽 빨며 심드렁하게 말했다.

“본부장께서는 너무 걱정 마십시오. 요아나 싸우기를 좋아하지 캡틴은 냉철한 분입니다. 잘 타협될 겁니다.”

유키나가는 묵묵히 먹고 있는 하메시를 힐끗 보고는 부친에게 부탁했다.

“아버님이 야쿠자 보스들을 한번 만나 보십시오. 메트로레인을 잠시 열어주는 것이니 협상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가능할까? 야쿠자들은 우리 가미카제조차 잔뜩 경계하고 있지 않느냐?”

“하면 모리상사의 보스한테 부탁해 보는 건 어떨까요? 모리 보스는 야쿠자 보스들과도 교류가 많지 않습니까?”

“모리가 나서준다면 하세가와도 쉽사리 거부하지는 못하겠지. 하지만 그는 무기거래 외에는 관심이 없는 자라 절대 관여하지 않을 거다.”

“어차피 캡틴과 함께 애니그마를 공격하려면 상당한 무기를 구입해야 합니다. 우리가 충분히 보상한다면 모리 보스가 하세가와를 설득시킬 수 있을 겁니다.”

“알겠다. 비스트 좀비 소탕작전이 끝나면 내가 한번 모리를 만나보겠다.”

두 사람이 심도 있게 지원을 논의하자 앙드레는 잔잔한 감동을 느꼈다.

‘본부장은 훌륭한 인품을 지닌 사람이군. 이런 사람이 도쿄의 메크로레인을 관리한다면 메트로도쿄와 메트로서울은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겠어.’

앙드레는 맥주를 한 모금 마시고는 넌지시 물었다.

“본부장, 도쿄의 서브시티에서 야쿠자들의 지배를 받고 있는 시민들을 구하고 싶지 않소?”

“마음이야 간절하지. 하지만 좀비들 세상에서 야쿠자와의 전쟁은 공멸을 의미하네. 나는 최대한 지상을 확보해 농장을 확장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네.”

“도쿄를 재건하려면 도심의 좀비들부터 몰아내야 하오. 그러기 위해서는 서브시티를 연결하는 메트로레인을 통합해야 하는데 야쿠자들이 분할 지배하고 있는 이상 메트로도쿄의 건설은 불가하오. 본부장께서 결단을 내리면 가미카제를 지원해 메트로레인의 야쿠자를 몰아내겠소. 연후 힘을 합쳐 애니그마를 격파합시다.”

상상도 못할 원대한 제안에 마츠이가 크게 탄식했다.

“허어!”

그가 이마를 감싸며 고심하자 유키나가가 적극 권했다.

“아버님, 캡틴을 제안을 받아들이십시오. 야쿠자를 몰아내고 도쿄의 서브시티를 차지하게 되면 우리 가미카제가 일본을 재건할 진정한 신풍이 될 수 있습니다.”

“안다. 아비라고 왜 그런 마음이 없겠느냐? 하지만 너무 엄청난 전쟁이 벌어질 것 같아 감히 시도할 수가 없구나.”

“캡틴 일행의 남다른 능력을 보셨지 않습니까? 캡틴 일행은 불과 네 명이지만 신의 군대입니다. 저들이라면 야쿠자 조직들을 능히 몰아낼 수 있을 겁니다.”

요아가 기분 좋은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신의 군대? 그게 괜찮은데?”

마츠이는 한참을 고심하다가 입을 열었다.

“일단 내일까지 비스트 좀비의 소탕작전을 마감하자. 연후 모리를 만나 의향을 타진해 보겠다. 그가 전격적으로 무기를 제공해준다면 캔틴 일행과 함께 야쿠자 조직을 몰아내는데 가미카제의 전력을 동원해 보겠다.”

그는 앙드레 일행을 쓸어보고는 씁쓸한 미소를 띠었다.

“캡틴은 내게 너무도 위험한 계획을 제시했네. 하지만 고맙게 생각하네. 캡틴이 아니었다면 야쿠자와의 전쟁은 생각지도 못했을 테니까.”

그가 악수를 청하자 앙드레가 손을 쥐었다.

“본부장, 지금은 정상적인 세상이 아니오. 조금은 미쳐야만 이 험한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오.”

Written by : Micha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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