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ré’s Choice: In a Broken World”
“Enigma Japan Research Institute”
애니그마 일본연구소.
윤서경은 최상층 집무실에서 기분 좋게 음악을 감상하고 있었다.
이곳에 오디오 시스템은 서울 엘리시움 집무실에 설치해 놓은 뱅앤옵룹슨에 비해 미흡하지만 그래도 현 상황에서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음질이었다.
윤서경은 칼 오프의 카레리나 부라나의 장중한 선율을 들으면서 새로운 기운을 느꼈다. 음악은 그에게 있어 귀만 즐겁게 하는 것이 아니라 피를 끓게 만드는 활력소였던 것이다.
연주가 끝났지만 윤서경은 선율을 되새기면서 보다 깊이 음악에 젖어들었다.
삐익–!
비디오폰 소리에 깨어난 윤서경이 의자를 돌려 앉았다.
“뭐지, 나오미?”
“오자키 보스가 연락을 취해왔습니다.”
“날 보자는 건가?”
“잠시 전 야마구치를 공격해 나카지마를 제거했다고 합니다.”
윤서경의 표정이 환해졌다.
“그래? 벌써 야마구치를 점령한 건가?”
“아직 야마구치 전체를 점령한 것은 아닙니다. 나카지마를 죽인 여세를 돌아 구역장들을 공격 중이라 했습니다. 그냥 흥분에 들떠서 전화한 것 같습니다.”
“흐음, 그럼 굳이 나와 통화할 필요는 없겠군. 나오미가 적당히 대해 줘.”
“지부장님……”
나오미의 표정이 침울해지자 윤서경이 달래주었다.
“나오미, 내가 아무렴 깡패 두목 따위한테 나오미를 내주겠어? 이건 그저 연기일 뿐이야. 달콤한 말 몇 마디만 건네주라고. 그래야 우리를 위해 충성할 테니까.”
“알겠습니다, 지부장님.”
“오케이. 참, 미야모도 국장은 어디에 있지?”
“출타 중이십니다. 사무라이 좀비들은 개체수가 적어 포획에 어려움이 많기에 직접 나섰습니다.”
“어렵더라도 최대한 포획하라고 전해. 사무라이 좀비들은 인류와 일반 좀비들을 연결해 줄 매개체이니까.”
“예, 지부장님.”
비디오폰이 꺼지며 나오미의 모습이 사라졌다.
뻐억……!
담배파이프에 불을 붙인 윤서경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세크메 연결!”
음성 지시가 전달지자 벽의 멀티비전이 켜지면서 세크메의 모습이 나타났다.
“예. 지부장님.”
“세크메, 테임 프로젝트가 성공한 것 같다. 야마구치 조직이 워낙 막강해 전 소장인 가또도 제거하지 못했는데 잠시 전 나카지마가 죽었다. 오자키의 조직이 동원됐지만 사무라이 좀비들이 투입되지 않았다면 성공하지 못했을 거다.”
“맞습니다. 전력상 오자키의 스미요시가이만으로는 절대 나카지마의 야마구치를 이길 수 없지요.”
“역시 사무라이 좀비들은 무적의 군대야.”
윤서경은 대형 전망창을 통해 연구소 담장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좀비들을 내려다보았다. 이제는 좀비들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저들이 연구소를 보호하는 경비들처럼 든든하게 생각되었다.
윤서경은 담배파이프를 맛있게 빨고는 멀티비전을 돌아보았다.
“세크메, 쇼군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지?”
“유전자가 확보되지 않아 캐릭터 제작이 쉽지 않습니다. 관련 자료를 최대한 수집해서 주입 중에 있습니다.”
“서둘러. 본사에서 우리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전에 메트로도쿄를 창설해야 하니까.”
“알겠습니다, 지부장님.”
멀티비전에서 세크메의 모습이 사라졌다.
윤서경은 담배파이프를 손에 쥐고는 집무책상에 걸터앉았다. 그의 입가에 회심의 미소가 피어올랐다.
‘오자키가 예상보다 잘해 주고 있어. 이제 메트로시아 건립이 얼마 남지 않았다!’
Written by : Micha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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