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ré’s Choice: In a Broken World”
“Helldome City”
헬돔
1
헬돔의 천장은 절반쯤 열려 있었다. 개폐 장치가 고장이 나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채광과 환기를 위해 일부 열어 놓은 지는 분명치 않았다.
헬돔 내부는 비교적 어두웠다. 운동장 일부에만 보조 나이트가 밝혀져 있었고 관중석과 통로는 캄캄했다. 불필요한 전기 소모를 차단하기 위함인 것 같았다.
또한 잔디가 깔려 있어야 할 운동장 바닥은 전혀 관리가 되지 않아 여기저기 파헤쳐져 있었다. 외야 쪽에는 유격훈련 시설이 갖춰져 있었으며 내야 쪽에 널려 있는 드럼통에서 화톳불 같은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앙드레는 요아와 함께 내야석 통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헬돔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는 거야?”
“대략 천 명 정도. 모두가 전사는 아니야. 구시가지에 살다가 도저히 못 견딘 사람들이 제 발로 찾아왔다가 전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식사 준비와 청소, 빨래를 하지.”
“난 헬돔이라 해서 지옥인지 알았는데 의외로 사람이 살 만한 곳이군.”
“본래는 자유인들이 사는 곳이라 해서 프리돔으로 불렸어. 한데 엘리시움 고위층 놈들이 자신들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이곳을 헬돔으로 명명한 거지. 우리는 헬돔이 엘리시움과 맞서는 이름이다 싶어 기꺼이 용인했어.”
“헬돔이 지옥이 아니듯이 엘리시움도 천국이 아니야. 만일 두 세력이 연합하면 좀비들을 몰아내고 새로운 세상을 열 수 있는데 왜 힘을 합치지 않는 거지?”
“좀비들을 물리친다고?”
요아는 자조적인 웃음을 흘렸다.
“하하, 그건 아직 앙드레가 좀비들을 제대로 겪어보지 못해서 그래. 삼 년 동안 비감염자는 계속 줄어들고 있어. 아마 몇 년 더 흐르면 인류의 일 퍼센트만 생존할 지도 몰라.”
“왜?”
“왜는? 누가 이런 세상에서 아이를 낳아 키우고 싶겠어? 인간뿐 아니라 생태계도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돼 돌연변이가 계속 늘고 있지. 좀비 바이러스를 퇴치할 획기적인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는 한 인류의 미래는 없어.”
앙드레는 묵묵히 걸음을 옮겼다.
요아의 얘기를 들으니 세상이 더욱 암울하게 느껴졌다. 그녀의 말대로 아이를 낳으려는 엄마가 없다면 인류는 한 세기 이내에 멸종될 수밖에 없다.
물론 인류가 멸종해도 지구는 계속 존재하겠지만.
이때 내야 쪽에서 야유 섞인 함성이 들려왔다.
“카하핫! 어서 죽여!”
“이런 겁쟁이!”
“그런 썩어빠진 정신으로 어떻게 헬돔의 전사가 되겠다는 거냐?”
백여 명 정도가 둥그렇게 모여 있었다.
쇠사슬에 묶인 좀비들이 무섭게 발광하고 있는 앞으로 나이 어린 청년이 손에 권총을 쥔 채 덜덜 떨고 있었다. 헬돔의 신입 순찰대원을 뽑기 위한 테스트였다.
손에 갈고리 막대를 쥔 교관이 어린 청년을 다그쳤다.
“유빈, 어서 쏴!”
유빈이라 불린 청년은 아직 여드름도 채 가시지 않은 나이였다. 그는 눈앞에서 괴성을 질러대고 긴 손톱을 휘두르는 좀비들의 광란에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교관이 유빈의 등을 떠밀었다.
“형편없는 새끼! 차라리 좀비들 밥이나 돼라!”
“아앗!”
비명을 지르는 유빈을 향해 좀비 하나가 손을 쭉 뻗었다.
놀란 유빈이 반사적으로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가슴이 관통된 좀비는 충격으로 비틀비틀 물러섰지만 재차 달려들었다.
“카우우!”
교관이 엄한 표정으로 외쳤다.
“대가리를 쏴!”
유빈은 두 손으로 권총을 감싸 쥐고는 이를 악물었다.
타앙!
미간이 관통된 좀비가 풀썩 쓰러졌다.
구경하고 있던 순찰대원들이 휘파람을 불며 놀려댔다.
“휘익! 주근깨 아가씨, 혼자였으면 벌써 먹혔어!”
“헤헤, 잘못 쏜 게 좀비 마빡을 뚫은 거 아냐?”
“카하핫, 한 놈 같고 되겠어? 모조리 죽여!”
교관은 십여 살에 불과한 계집아이 좀비를 갈고리로 찍어 끌어냈다.
“다음은 이 어린 암컷이다!”
유빈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너… 너무 어리잖아요?”
“인마, 정신 차려! 좀비는 인간이 아니야! 이건 괴물 암컷일 뿐이다. 어서 쏴!”
“모… 못 하겠어요?”
“그럼 전사 테스트를 포기하겠다는 거냐?”
“아, 아닙니다. 다… 다른 좀비를 쏘겠습니다.”
“선택은 내가 한다. 당장 이 암컷을 쏴!”
교관은 눈을 부라리며 무섭게 윽박질렀다.
유빈은 좀비계집아이를 향해 권총을 겨누었다. 좀비계집아이는 자신의 죽음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유빈을 움켜쥐기 위해 손을 허우적거렸다.
유빈은 진땀을 흘리며 숨을 헐떡였다.
‘그… 그냥 좀비일 뿐이야!’
그러나 아무리 좀비로 변했다 해도 십여 살에 불과한 계집아이의 모습이기에 그의 양심이 허락지 않았다. 방아쇠를 당기는 것이 너무 고통스러웠다.
그러자 교관은 좀비 계집아이가 묶여 있는 쇠사슬을 느슨하게 풀어주었다.
“네놈도 차라리 좀비가 돼!”
쇠사슬이 느슨해지자 좀비계집아이가 유빈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들었다.
“카우우!”
유빈이 뒤늦게 방아쇠를 당겼지만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유빈의 손을 덥석 쥔 좀비계집아이가 누런 이빨을 드러냈다. 물리는 순간 유빈은 끝장이었다. 한데 요란한 매그넘 권총 소리가 헬돔을 진동시켰다.
퍼억!
정확히 미간이 관통된 계집아이 좀비는 뒤통수가 통째로 날아가면서 뒤로 나자빠졌다.
유빈 역시 넋이 빠진 상태로 주저앉아 본능적으로 몸을 뒤로 밀었다.
교관이 내야석 통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떤 새끼야?”
앙드레가 매그넘 권총을 허리춤에 꽂자 요아 비호해 주었다.
“카론 교관. 헬돔에는 한 명의 전사도 더 필요해. 훈련이 너무 가혹한 거 아냐?”
교관의 본래 이름은 김석현이다. 워낙 표정이 냉담하고 차가운 성격을카론이란 별명이 지니게 되었다. 카론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지옥의 뱃사공을 말한다.
“요아, 네가 나설 문제가 아니다. 옆에 있는 새끼 당장 내려 보내!”
“진정해. 나와 순찰대원을 구해준 우리 헬돔의 영웅을 그렇게 대접해서 쓰겠어?”
“헬돔의 영웅?”
그러자 구경하던 순찰대원들 몇이 요아를 거들었다.
“사실이오. 헬돔의 영웅 맞소!”
“좀비 부대를 뚫고 요아 대장과 순찰대를 구출했소!”
“잠시 전 헬돔 밖에서 한바탕 전투가 벌어졌을 때도 멋진 활약으로 대원 둘을 구한 영웅이오!”
김석현은 앙드레를 쏘아보다가 차갑게 내뱉었다.
“또 한번 내 교습을 방해하면 용서치 않겠다. 난 영웅 따위는 인정하지 않아!”
요아는 적당히 무마됐다 싶자 앙드레를 이끌었다.
“그만 가.”
앙드레는 나란히 걸으며 나직이 뇌까렸다.
“헬돔이 지옥 맞는 것 같군.”
2
두 사람이 이른 곳은 VIP룸이었다.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자 돔 구장 전체가 한눈에 들어왔다. 만약 야간 야구경기가 진행 중이었다면 전망이 근사했을 것이다.
타원경 테이블 한쪽에 거구의 사내가 앉아 캔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의자에 앉은 상태에서도 좌우의 경호원보다 키가 비슷했다.
거구의 사내는 얼굴과 드러난 팔뚝에 상처 자국이 가득했다. 가죽조끼 차림으로 사슬 목걸이를 주렁주렁 매달았고 허리춤에 권총과 단도를 차고 있었다.
거구의 사내는 요아를 향해 가볍게 손을 들어 보였다.
“요아! 용케 좀비 놈들한테 먹히지 않았군.”
“사령관이 적시에 지원군을 보내준 덕분이야.”
“이번 출동은 손해가 막심해. 귀한 바이크가 몇 대나 작살난 줄 알아?”
“미안해. 하지만 이 사람 덕분에 대원을 지킬 수 있었어.”
요아가 앙드레에게 거구의 사내를 소개했다.
“이곳 헬돔의 사령관인 하데스이야. 본래 이름은 하대수인데 헴돔의 총수답게 하데스란 별명을 지녔어. 공교롭게도 발음이 유사하지.”
앙드레는 지원을 요청하러 온 처지였기에 하대수 앞으로 다가가 먼저 악수를 청했다.
“앙드레 김이요.”
“내 부하들을 구해줬으니 손님으로 대해주지.”
하대수가 앉은 상태에서 앙드레와 악수했다. 엄청난 완력을 과시하는 바람에 앙드레는 손이 으스러지는 아픔을 느껴야 했다.
앙드레와 요아가 테이블 맞은편에 앉자 경호원이 캔맥주를 한 박스 내주었다.
요아가 캔뚜껑을 따서 앙드레에게 건넸다.
“시원할 때 마셔.”
이곳에서는 냉장고가 가동되는지 맥주가 시원했다.
하대수는 육포를 우물거리며 퉁명스레 물었다.
“내 부하들을 구해준 보상이라도 받으려고 헬돔에 온 건가?”
“사실은…….”
앙드레가 말을 꺼내려 하자 요아가 대신 대답해주었다.
“앙드레가 원하는 것은 보상이 아니야. 앙드레가 우리한테 일거리를 주겠다고 했어.”
“일거리? 그만한 돈은 지니고 있어?”
“물론. 스마트 워치를 지녔지.”
요아가 눈짓을 보내자 앙드레는 소매를 걷어 손목에 차고 있는 스마트 워치를 보여 주었다. 일순 하대수의 눈에 탐욕의 빛이 이글거렸다.
하대수는 갑자기 권총을 꺼내 앙드레를 향해 겨누었다. 고전적인 콜트 사 제품인 MK5아나콘다 리벌버 권총이었다.
“일거리는 필요 없어. 네 스마트 워치를 압수하면 되니까.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스마트 워치를 풀어!”
깜짝 놀란 요아가 벌떡 일어섰다.
“사령관! 이게 무슨 짓이야?”
“넌 나서지 마!”
하대수가 턱을 치켜들자 경호원 중 하나가 권총을 꺼내 요아를 향해 겨누었다.
하대수는 아나콘다 권총을 겨눈 상태로 캔맥주를 비우고는 캔을 휴지처럼 일그러뜨렸다.
“순순히 스마트 워치를 바치면 너를 헬돔의 순찰대장으로 삼겠다. 어때, 괜찮은 조건이지?”
앙드레는 상의 주머니에서 만년필과 유사한 스테인리스 대롱을 하나 꺼내들었다.
“역시 헬돔은 무법자들의 세상이군. 헬돔의 사령관이란 자가 남의 물건을 강탈하는 강도에 불과해.”
“새끼, 주둥이는 살아 있군.”
하대수는 옆의 경호원에게 지시를 내렸다.
“놈에게서 스마트 워치를 벗겨 내라. 반항하면 팔을 잘라도 좋다.”
“예, 사령관님.”
경호원은 단도를 뽑아들고 앙드레에게 다가섰다. 수 틀리면 팔을 자르기라도 할 기세였다.
끼릭!
앙드레는 은빛 대롱의 뚜껑을 비틀었다.
“이게 뭔지 알아?”
그는 하대수을 향해 은빛 대롱을 내보였다.
“이건 고성능 화염탄이야. 내가 지금 안전장치를 해제했거든. 누르는 순간 사방 십 미터 이내는 잿더미로 변하지. 뭐, 살아남을 자신이 있다면 내 스마트 워치를 빼앗아가 보던가?”
차분한 음성이었지만 다가서는 경호원은 바싹 경직돼 하대수의 표정을 살폈다.
하대수는 가소롭다는 듯 조소를 흘렸다.
“크흣, 내게 그따위 위협이 먹힐 줄 알아? 고작 스마트 워치 하나에 네 목숨을 걸겠다는 거냐?”
“이 스마트 워치는 내 딸을 구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내 딸을 구할 수 없다면 내가 살아 있을 이유가 없지. 모두 함께 진짜 헬(지옥)로 가자.”
앙드레는 막대폭탄의 윗부분을 엄지로 눌렀다.
“자, 결정해.”
하대수은 눈동자를 굴려 앙드레와 막대 폭탄을 번갈아보았다. 미심쩍은 기색이 역력했지만 앙드레의 표정에 전혀 흔들림이 없어 판단이 어려웠다.
결국 하대수는 모험을 포기했다.
“카하핫! 농담이네, 앙드레. 좀비 부대를 돌파해 우리 헬돔의 대원들을 구한 영웅이라기에 진짜인가 싶어 한번 떠본 걸세.”
하대수가 총을 거두자 두 경호원도 본래 자리로 돌아갔다.
일촉즉발의 상황이 종료되자 요아는 겨우 안도했다.
“하대수, 의뢰인한테 너무 지나쳤어.”
“그게 헬돔 방식이야. 우리가 싸구려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지.”
하대수는 시가 상자를 앙드레 앞으로 밀어주었다.
“요즘은 구하기 힘든 최고급 쿠바 산 시가일세. 이건 아무한테나 권하는 시가가 아니야.”
앙드레는 시가를 하나 집어 들고 냄새를 맡았다. 연초 향기가 짙었다.
앙드레는 시가를 요아에게 건넸다.
“내 대신 요아가 피워. 아까 담배 한 개비를 얻어 피웠잖아?”
“앙드레, 이건 정말 귀한 시가야.”
“알아, 그러니까 피우라는 거야.”
“어쨌든 고마워.”
요아는 생긋 웃으며 시가를 안주머니에 챙겨 넣었다.
하대수가 짙은 시가 연기를 내뿜었다.
“그럼 본격적으로 사업 얘기를 해볼까? 돈은 얼마까지 낼 수 있지?”
앙드레는 스마트 워치에 대고 말했다.
“사용 가능 크레딧이 얼마지?”
스마트 워치에서 건조한 디지털 음성이 흘러나왔다.
“천 만 크레딧까지 사용 가능합니다.”
일천 만 크레딧!
엄청난 액수에 하대수은 입을 딱 벌렸다.
“천 만 크레딧? 대체 자네 정체가 뭔데 그런 거액을 지니고 있는 건가?”
“내가 누구인지는 중요치 않소. 헬돔의 전사들에게 돈을 지불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하지.”
“그건 그래. 우리가 해주어야 할 일은?”
“애니그마 연구소에 내 딸이 있소. 내 딸을 만나기 위해서는 애니그마 연구소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곳이 좀비들에 의해 포위돼 있어 어렵다고 하더군.”
“사실이네. 적어도 군단급 숫자가 포진돼 있지.”
“지상으로 접근이 어려우면 메트로레인을 통해 들어갈 생각이오. 하지만 그곳 역시 좀비들에 의해 터널이 폐쇄돼 있기에 청소해야 하는데 나 혼자는 불가하기에 헬돔 전사들의 지원이 필요하오.”
하대수가 시가를 문 채로 요아에게 물었다.
“가능한 작전인가?”
“애니그마 연구소는 메트로 13호선과 연결돼 있어. 메트로레인 내에 얼마나 많은 좀비들이 몰려 있는지 몰라도 대대급 이상이라면 청소는 어려워.”
“요아가 어렵다면 전사들 투입은 안 되겠군.”
“하대수, 내 말은 무조건 안 된다는 말이 아니야. 일단 탐색을 해보고 결정해야 한다는 거지. 앙드레는 내 소속 대원들을 여럿 구해 주었어. 가급적 지원해 주었으면 해. 그게 내 바람이야.”
“요아, 전사들의 목숨이 걸린 작전인데 그렇게 감상적으로 결정하면 되겠어?”
“탐색해 보고 전투가 불가하면 대원들과 상의해서 작전을 중단하겠어.”
앙드레는 자신의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준 요아의 배려가 고마웠다.
“헬돔 전사들이 탐색에 나서만 줘도 삼백 만 크레딧을 지불하지. 또한 실전에 투입되면 작전 성패에 관계없이 칠백만 크레딧을 지급하겠소.”
하대수은 시가를 빨면서 눈을 가늘게 떴다. 잠시 생각하던 그가 말했다.
“메트로레인은 엘리시움의 관할 구역이네. 헬돔 전사들이 투입되면 엘리시움 놈들과의 싸움을 피할 수 없지. 물론 우리는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아. 내가 바라는 것은 우리가 확보한 메트로레인의 운영권을 우리 헬돔이 가져야 한다는 거지. 자네가 이 조건에 동의한다면 지원을 고려해 보겠네.”
앙드레는 입장이 난처해졌다.
그가 엘리시움 소속은 아니지만 서브시티 내에서 상당한 대우를 받았다. 레벨 블랙이라는 신분 등급까지 지녔기에 엘리시움과 무관하다고 할 수도 없었다.
무엇보다 테네시가 엘리시움과 협력 관계이기에 자신이 엘리시움과 적이 되면 모든 지원은 중단될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엄청난 액수 크레딧마저 순식간에 사라질 수도 있었다.
“그 문제는 내가 결정하기 곤란하오.”
앙드레가 난색을 표하자 하대수는 깡통 재떨이에 시가 꽁초를 던져 넣었다.
“그렇다면 안 돼. 돈 몇 푼 때문에 우리 전사들을 내줄 수는 없어.”
하대수의 단호한 어조에 요아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을 받았다.
“하대수, 일단 앙드레에게 교섭할 시간을 주어야잖아? 사실 메트로레인 운영권은 무리한 요구……..”
“뭐가 무리하다는 거지? 엘리시움 놈들이 메트로레인을 직접 개설했나? 놈들은 서브시티를 건설하면서 메트로레인을 독점했을 뿐이야. 만일 우리도 메트로레인을 지배할 수 있다면 타 지역의 헬돔과 연계해 헬돔시티를 건설할 수 있다고.”
앙드레는 하대수의 속내를 어느 정도 헤아릴 수 있었다.
‘야망이 큰 자로군. 엘리시움이 메트로레인을 통해 서브시티를 지배하듯이 이자도 메트로레인을 이용해 자신만의 세상을 구축하려는 거야.’
Written by : Micha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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