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ré’s Choice: In a Broken World”
“The Terror of Metro Line”
공포의 메트로레인
1
빠아앙!
기적 소리와 함께 다섯 칸으로 짧게 편성된 메트로레인이 역에 도착했다. 스크린 도어가 열렸지만, 그 위에는 쇠창살이 덧대져 있어 감옥의 창살을 연상케 했다. 승객들은 몇 명 되지 않았고, 새로운 탑승객들도 마찬가지였다.
앙드레는 가장 늦게 열차에 몸을 실었다. 스크린 도어가 닫히고 곧이어 객차 문이 닫히자 메트로레인이 천천히 출발했다.
차 내부는 침울하고 음침했다. 몇 년간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 탓인지 먼지와 오물이 쌓였고, 불쾌한 냄새마저 코를 찔렀다. 승객들의 얼굴은 창백했고, 대다수는 말없이 고개를 숙인 채 자리에 앉아 있었다. 얼굴엔 피로가 가득했다. 마치 지옥행 열차에 탄 사람들처럼 그들은 말 한마디 없이, 무거운 침묵 속에 갇혀 있었다.
앙드레는 그 무거운 분위기에 눌려 자신도 모르게 숙연해졌다. 자신이 중무장한 모습을 보고도 승객들은 대수롭지 않게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마치 총기를 휴대하는 일이 평범한 일상이 된 듯했다.
‘좀비들 때문이겠지… 총기 소지가 허용됐나 보군.’ 앙드레는 자신의 개량형 시그556 소총을 어루만졌다. 손때가 묻어 반들거리는 그것은 마치 오랫동안 사용해온 듯이 손에 착 감겼다.
그는 객차 내에 걸려 있는 노선 안내 모니터를 보았다. 메트로레인은 17개의 노선으로 연결돼 있었지만, 그중 일부는 폐쇄된 상태였다. 앙드레가 탄 열차는 3호선, 한강 하저터널을 지나고 있었다.
‘지상 열차는 이미 좀비들 때문에 파괴됐을 테지. 놈들의 공격이면 열차도 무사하지 못했을 거야.’ 앙드레는 메트로 13구역까지 세 정거장 남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손목의 스마트 워치를 바라보던 그는 중얼거렸다.
“메트로 13구역까지 얼마나 남았지?”
곧바로 기계음이 응답했다.
“남은 시간은 27분 35초입니다.”
앙드레는 피식 웃었다.
“이거 정말 편리하군. 그런데…”
그는 한동안 마음속에 남아 있던 궁금증을 해결하고 싶었다.
“헬돔이 정확히 뭐지?”
갤럭시 워치의 화면에 ‘헬돔’이라는 단어가 표시되더니, 기계음이 설명을 시작했다.
“헬돔은 구시가지에 거주하는 무법자 집단을 뜻합니다. 이들은 살인, 약탈, 납치 등을 일삼는 폭도들로, 중무장을 하고 있습니다. 헬돔은 지옥을 의미하는 ‘헬’과 돔 형태의 거주지에서 유래한 용어입니다.”
앙드레는 무법자들과의 만남이 생각나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그놈들이 헬돔 소속이었군.’
그는 계속해서 궁금증을 해결하고 싶었다.
“엘리시움은 뭐지?”
잠시 후, 기계음이 다시 응답했다.
엘리시움은 엘리시온의 평야라는 뜻을 지닌 그리스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영웅과 정의로운 사람들이 간다는 안락한 사후 세계로 천국인 헤븐과 같은 의미입니다.”
“사전적인 의미 말고. 현실의 엘리시움!”
2초 정도 후에 디지털 음성이 흘러나왔다.
“엘리시움은 인류가 좀비의 습격으로 전멸의 위기에 처했을 때 결성된 다국적 회사를 말합니다. 엘리시움은 인류를 좀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서브시티를 건설해 인류 재건에 나섰습니다. 지하 곳곳에 흩어져 있는 서브시티를 연결하는 메트로레인을 운영하기는 주체이기도 합니다.”
“지금 사용되는 크레딧은 어떤 화폐지?”
“좀비의 습격 이후 국가 체제는 와해됐습니다. 크레딧은 엘리시움에서 발행하는 전자화폐로 현재 전 세계 공통의 화폐로 통용됩니다.”
앙드레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조금 알 것 같군. 치안과 화폐 발행, 통행을 주도한다면 엘리시움이 국가를 대신하는 가상의 정부야.’
누가 엘리시움을 창설했는지 몰라도 덕분에 인류가 보존될 수 있었으니 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
앙드레는 문득 현재의 시점이 궁금해졌다.
“참, 오늘은 며칠이지?‘
“2025년 7월 23일입니다.”
앙드레는 충격을 받았다.
‘2025년…? 말도 안 돼….’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시간은 2010년대였다. 그가 오랜 세월 동안 얼어 있었음을 직감했다.
그 순간, 열차가 갑작스럽게 덜컹거렸다. 차내 방송이 지직거리며 켜졌다.
“승객 여러분, 사고로 인해 노선이 변경되었습니다. 7호선과 5호선 구간으로 우회하오니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앙드레는 주위를 둘러보며 승객들의 반응을 살폈다. 모두 체념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듯했다.
2
덜컥.
객차 문이 열리고, 네 명의 무장한 보안 요원이 들어왔다. FN3000 소총을 든 그들은 살짝 긴장한 모습으로 승객들을 살피며 지나갔다. 앙드레를 보자 경계심이 더 짙어졌다. 한 요원이 그에게 다가왔다.
“신분증 좀 봅시다.”
앙드레는 손목의 스마트 워치를 보여주었다. 요원이 그것을 스캔하자, 화면에 뜬 신원 정보를 확인한 후 경례를 올리며 말했다.
“실례했습니다. 레벨 블랙 등급이시군요. 목적지까지 모시겠습니다.”
앙드레는 잠시 당황했다.
“레벨 블랙…?”
그가 되묻자, 요원이 자세를 바르게 하며 대답했다.
“엘리시움의 세 번째로 높은 신원 등급입니다.”
앙드레는 그 사실을 몰랐지만, 그가 지금 무언가 특별한 신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러다 갑자기 열차가 심하게 흔들리며 급정거했다.
끼이익!
승객들이 비명을 지르며 중심을 잃었다. 유리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승객들 사이에서 공포가 퍼졌다.
“좀비다! 놈들이 메트로레인을 막았어!”
앙드레는 곧바로 시그556을 손에 쥐고 일어섰다. 이제 전투가 시작될 시간이었다.
탁, 탁, 탁!
유리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했다. 이를 돌아본 승객들은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질러댔다.
“아악, 좀비다!”
“놈들이 메트로레인을 가로막은 거야!”
“으아, 어서 피해!”
놀란 승객들은 우왕좌왕하다가 절반은 앞칸 객차로 뛰어들었고 나머지 절반은 뒷칸 객차로 달아났다. 하지만 앞칸 객차에서도 승객들이 밀려왔기에 서로가 뒤엉키며 절망스런 비명과 고함이 울려 퍼졌다.
앙드레는 객차의 유리창을 두드리는 좀비들을 쓸어보았다. 좀비들은 마치 유리 상자 안에 갇힌 먹잇감을 찾아냈다고 여겼는지 세차게 유리창을 두들겼다.
단단한 강화유리에 미세한 균열이 생겼다. 이런 상태라면 유리창이 깨지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투투투!
객잔 사이의 문을 통해 요란한 총성이 들려왔다. 더불어 객차 앞칸의 승객들이 쏟아지듯 앙드레가 타고 있는 객차로 몰려들었다.
“좀비가 객차 내부로 침입했어!”
“피해야 돼! 도망쳐!”
승객들은 아우성을 치며 뒷칸 객차 쪽으로 달아났다.
투투투!
총성이 가까워진 것으로 미루어 바로 앞쪽 객차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앙드레는 시그556을 쥐고 안전장치를 풀었다.
단단히 무장하고 있기에 좀비 따위는 두렵지 않았다. 그가 비록 엘리시움에 소속된 보안요원은 아니지만 좀비들로부터 승객들을 보호하고 싶었다. 막연한 정의감보다는 그것이 왠지 자신의 의무라고 생각된 것이다.
앞칸 객차로 들어선 앙드레는 좀비들과 맞서 싸우는 보안 요원 둘을 보게 되었다. 잠시 전 자신을 검문했던 보안요원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데 십여 구의 좀비들이 에워싼 채 마구 뜯어먹고 있었다.
“죽어–죽어, 괴물들아!”
“씨발, 이것들이 어떻게 터널까지 침입한 거야?”
두 보안요원은 동료를 뜯어먹는 좀비들을 향해 소총을 마구 쏟아댔다.
그러나 쓰러지는 좀비들보다 객차 내로 유입되는 좀비들이 더 많았다. 앞칸 객차 사이의 문은 물론이고 깨진 유리창을 비집고 좀비들이 꾸역꾸역 기어들어오고 있었다.
철컥, 철컥!
실탄이 바닥나자 두 보안요원은 하얗게 질렸다. 그들이 뒷걸음을 치자 좀비들이 괴성을 지르며 빠르게 달려들었다.
탕, 탕, 탕!
조준 사격에 의해 미간이 관통된 좀비들이 풀썩풀썩 쓰러졌다.
움찔 놀란 돌아본 보안요원들이 덜덜 떨면서 앙드레의 등 뒤로 숨었다.
“고맙소!”
“놈들의 숫자가 엄청나오. 어서 피해야 합니다!”
앙드레는 정확한 조준 사격으로 좀비들을 쓰러뜨리면서 차분하게 말했다.
“내가 잠시 막을 테니 피하시오.”
“예, 그럼…….”
두 보안요원은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뒷칸 객차로 달아났다.
탕, 탕, 탕!
앙드레는 계속해서 좀비들을 처치하면서 한 걸음씩 뒤로 물러섰다. 쓰러진 좀비들의 사체가 바닥에 즐비했지만 더 많은 좀비들은 동료들의 사체를 밟고 몰려들었다.
앙드레는 좀비들을 향해 수류탄을 던지고는 급히 뒤칸 객차로 피신했다. 이어 객차 사이의 이중문을 닫고는 옆으로 비켜섰다.
퍼엉!
요란한 폭음과 함께 객차가 심하게 진동했다. 수류탄이 폭발하면서 이중문의 유리창이 박살났고 좀비들의 찢긴 육편이 날아들었다.
앙드레는 탄창을 갈아 끼우고는 객차 뒷칸으로 달려갔다.
객차 대부분이 이미 좀비들로 의해 점거돼 있었다. 미처 탈출하지 못한 승객들은 악을 써대며 좀비들과 격투를 벌였지만 부질없는 몸부림이었다. 좀비들에게 물어뜯기는 승객들의 비명소리가 아비규환의 지옥을 방불케 했다.
앙드레는 닥치는 대로 좀비들의 머리를 박살내면서 메트로레인의 맨 뒷칸 객차까지 이동했다. 활짝 열린 문을 통해 차가운 철로가 보였다.
앙드레의 도움으로 겨우 피신했던 보안요원들은 터널을 채 벗어나지 못하고 좀비들에 의해 먹히고 있었다. 이미 살점이 뜯겨 나간 상태라 구해주기에는 너무 늦었다.
탕, 탕!
앙드레는 두 보안요원에게 죽음을 선사했다. 그것이 그가 베풀 수 있는 최고의 배려였다. 이미 감염된 몸이라 구해주어도 두 구의 좀비만 더 생산될 뿐이다.
앙드레는 터널을 통해 도주하는 승객들을 쫓는 좀비들을 향해 연사로 갈겨댔다. 머리가 터진 좀비들은 완전히 쓰러졌지만 팔다리와 몸통이 관통된 좀비들은 다시 꾸물꾸물 일어섰다.
“끈질기군!”
앙드레는 왼손으로 매그넘44 권총을 뽑아들고 좀비들의 머리를 겨누었다.
탕, 탕, 탕!
총구가 연신 불을 뿜었다.
퍽, 퍽, 퍽!
매그넘의 강력한 화력에 좀비들의 머리가 통째로 박살났다.
도주하는 승객들을 거의 따라잡은 앙드레는 몸을 돌렸다. 어두운 터널 저편으로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좀비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이거 너무 많군.”
앙드레는 승객들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천천히 후퇴하면서 시그와 매그넘을 동시에 쏘았다. 계속된 연사로 시그의 총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 사이 탄창을 몇 번이나 갈아 끼웠는지 기억할 수도 없었다.
좀비들과의 사이가 조금씩 가까워졌다.
결국 시그의 총열이 녹아버렸다. 매그넘 권총만으로 좀비들과 싸우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위기였다.
이때 앙드레의 등 뒤에서 무수한 총탄의 궤적이 날아들었다.
투투투–!
앙드레가 돌아보니 무장한 보안요원 십여 명이 달려오고 있었다.
“이제부터 우리가 막겠소! 물러서시오!”
세 명의 요원들이 좀비들을 향해 화염방사기를 방사했다.
화르륵!
엄청난 불길이 뿜어지면서 터널 전체를 용광로처럼 달구었다. 수십 구의 좀비들이 괴성을 지르며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전술팀장이 앙드레를 빠르게 훑어보았다.
“혹시 특수요원이십니까?”
“…….”
앙드레가 대꾸하지 않았지만 전술팀장은 자신 임의대로 앙드레를 특수요원이라고 간주했다.
“곧 37구간이 폐쇄됩니다.”
“난 메트로 13구역으로 가야 하오.”
“그쪽으로 가는 직행 구간은 폐쇄되었습니다. 다른 메트로레인을 이용하셔야 가능합니다.”
“어디서 탑승할 수 있겠소?”
“터널을 따라 1km 정도 가면 메트로 8구역이 나올 겁니다. 그곳에서 6호선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소대장은 전투요원을 향해 지시를 내렸다.
“터널이 폐쇄된다! 퇴각해!”
앙드레는 요원들과 함께 터널을 따라 달려갔다.
쿠구궁…….!
터널 천장에서 육중한 게이트가 내려지고 있었다. 두께가 한 뼘도 넘는 강철문은 미사일에도 끄떡없을 만큼 견고해 보였다.
앙드레와 요원들은 바닥을 굴러 게이트 안쪽으로 들어갔다. 이어 둔중한 소리와 함께 게이트가 터널을 폐쇄했다.
좀비들이 게이트를 두드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지만 개미들의 속삭임에 불과했다.
3
졸졸졸…
화장실 세면대에서 흘러나오는 물줄기는 영 시원치 않았다. 하지만 좀비들로 뒤덮인 세상에서 오염되지 않은 수돗물이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일이었다. 앙드레는 얼음장처럼 찬 물로 얼굴을 씻었다. 차가운 물이 그의 몸을 조금이나마 진정시켰다.
비록 그들이 영혼을 잃은 좀비일지라도, 인간의 형상을 한 존재들을 직접 상대하며 수없이 머리를 박살냈다는 사실에 피가 끓어오른 것이다. 앙드레는 거울 속 자신을 응시했다.
“이게… 나인가?”
거울에 비친 얼굴은 낯설었다. 기억이 파편처럼 깨진 그의 머릿속에서조차 자신의 얼굴마저 남의 얼굴처럼 느껴졌다. 그저 이 인물에 대해 단편적으로만 알 수 있었다.
“난 대체 누구지?”
화장실을 나선 앙드레는 육호선 탑승구를 찾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때 귀에 꽂힌 통신기에서 벨소리가 울렸다. 손목에 찬 스마트 워치의 액정 화면에 익숙한 이름이 떴다. 테네시였다. 그는 통신기를 눌러 전화를 받았다.
“그래, 테네시.”
부드러운 목소리가 기분 좋게 흘러나왔다.
“방금 소식 들었어요. 앙드레가 놀라운 활약으로 승객들을 구출했다더군요.”
“별거 아니야.”
“당연하죠. 좀비 몇 구 상대하는 건 앙드레에게 몸 풀기 정도일 테니까요.”
테네시의 농담에 앙드레는 피식 웃었다.
“조금 친해졌다고 농담도 하네. 그런데, 메트로 13구역으로 가려면 육호선을 타면 되는 거지?”
“맞아요. 조금 우회하겠지만 13구역에 도착할 수 있어요.” 테네시가 대답했다.
앙드레는 노선표를 따라 육호선 탑승구로 향하며 중얼거렸다.
“근데 좀비들이 어떻게 서브시티 안까지 침입한 거야? 엘리시움은 뭘 하고 있는 거지?”
“수백만 구의 좀비들은 미세한 틈만 있어도 바퀴벌레처럼 스며듭니다. 엘리시움에서도 가능한 보안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지만 서브시티 전역을 완벽히 방어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죠.”
“엘리시움을 운영하는 자들은 누구야?” 앙드레는 테네시의 설명을 듣고도 의문을 던졌다.
“그들은 인류가 멸망하는 걸 막기 위해 서브시티를 건설한 개척자들이죠. 만약 그들이 없었다면 서브시티도 존재하지 않았을 겁니다.” 테네시는 차분하게 설명했지만, 앙드레는 여전히 불신의 눈초리로 대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표정을 보면, 여기가 정말 그들이 말하는 ‘엘리시움’이 맞는지 의심스러워. 그들은 너무도 지쳐 보여. 이렇게 황폐한 곳에 살고 싶어 할까?”
그가 언급한 것처럼,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피로와 절망이 가득했다. 바짝 마른 몸에, 두 눈이 퀭하게 들어간 사람들. 그들의 모습은 좀비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테네시는 잠시 침묵한 후 답했다.
“엘리시움의 운영에 대해 제가 논평할 수는 없어요. 저는 그런 위치에 있지 않으니까요.”
“알겠어. 그런데… 나, 흥분되고 묘한 감각이 느껴져. 좀비들과 싸운 후에 이런 기분을 느끼다니 이상하지 않나?”
“정상적인 현상이죠. 그 감각은 앙드레의 몸이 완전히 회복됐다는 신호예요. 앙드레는 좀비 슬레이어거든요.”
“좀비 슬레이어?” 앙드레는 그 단어에 의아해했다.
“좀비를 사냥하고 처치하는 전사, 그게 바로 앙드레의 본질입니다.” 테네시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게 내 직업이었단 말이지?”
“운명이죠. 앙드레가 선택한 길이기도 하고요.”
앙드레는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테네시,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 어디서 널 만날 수 있는 거야?”
“답답하시겠지만 순서를 따라가세요. 앙드레의 집에 가면 스스로 많은 것을 기억해내실 겁니다.”
“알았어. 일단 메트로 13구역으로 가자.” 앙드레는 체념한 듯 답했다.
“참, 필요하면 무기는 항상 어느 구역이든 보관함 2022호에 준비되어 있어요. 좀비를 처치할수록 더 많은 크레딧과 무기가 제공될 겁니다. 그럼 곧 다시 연락할게요.”
테네시의 음성이 사라지자 앙드레는 더 깊은 의문에 빠졌다.
‘테네시… 넌 대체 뭐지? 왜 나를 돕는 거야? 그리고 정말 나에 대해 나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거야?’
Written by : Micha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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