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ré’s Choice: In a Broken World”
“Army of God”
3
투투투, 타탕-!
야산의 동쪽과 서쪽에서 동시에 전개되고 있는 전장이 멀리 내려다보였다. 마츠이 본부장과 겐죠 부본부장이 이끄는 부대와 비스트 좀비들이 치열하고 격돌하고 있었다.
방어선 주변으로 화염이 치솟고 있었지만 비스트 좀비들은 몸에 붙은 채 저돌적인 공격을 감행하고 있었다.
요아가 쌍원경을 내리며 떨떠름한 입맛을 다셨다.
“서둘러야 돼. 자칫 가미카제 부대가 전멸하겠어.”
이때 바위 뒤에 숨어 있던 비스트 좀비 두 구가 달려들었다. 앙드레가 매그넘을 뽑아들었지만 하메시의 반응이 더 빨랐다.
하메시의 단월도가 햇살을 받아 번득였다.
퍽, 퍽–!
좀비 한 구는 목이 잘랐고 다른 한 구는 대가리서부터 가랑이까지 쪼개졌다. 워낙 빠른 출수였기에 좀비들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요아가 나직이 탄성을 토했다.
“와아, 대단해. 칼솜씨가 두 배는 더 빨라졌어.”
하메시는 칼에 묻은 피를 바닥에 뿌렸다.
“단월도는 정말 예리해. 게다가 아주 가벼워서 휘두르는데 전혀 힘이 들지 않아.”
“모리 보스한테 뽀뽀나 해주지 그랬어? 하메시를 딸처럼 생각하는 것 같은데 설마 딴마음 품겠어?”
잠시 후 왕첸과 유키나가를 비롯한 대원들 셋이 벼랑 위로 올라왔다.
앙드레는 작전을 지시했다.
“이인일조로 이동해서 서식지 토굴마다 소이탄을 던져 넣는다. 야산 기슭에 이르면 곧바로 유탄으로 폭발시킨다. 낙오자는 기다리지 않으니 지체하지 마라.”
유키나가가 하메시와 나란히 섰다.
“하메시와 나는 동쪽 라인을 맡겠소.”
“출동!”
앙드레가 허락하며 손을 내젓자 하메시와 유키나가는 동쪽 능선을 따라 내려갔다.
이를 본 요아가 이죽거렸다.
“훗, 일 났네, 왕 서방, 유키나가한테 하메시를 뺏기겠어.”
“그런 소리 마라 해. 하메시는 국제적인 전사라 좁은 일본 땅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왕첸은 대원 하나를 대동해 서쪽 능선으로 내려갔다.
“이쪽은 내가 맡을게.”
요아는 주근깨 대원을 파트너로 삼았다.
“너, 새끼 비스트 좀비들한테 현혹되지 마. 조그만 크면 너희를 잡아먹을 괴물이니까.”
“걱정 마시오.”
“가자.”
요아가 대원 하나를 대동해 남동쪽 경사면을 따라 내려가자 앙드레는 남은 대원과 함께 남서쪽 경사면을 택했다.
대원은 커다란 구덩이 속으로 소이탄 한 개를 던져 넣었다. 강력한 위력을 지닌 C4폭약이 감겨 있기에 소이탄과 함께 폭발할 경우 위력은 엄청나다.
앙드레는 정글도와 매그넘으로 토굴 속에서 튀어나오는 어미 비스트 좀비들을 가차 없이 죽였다.
“서둘러!”
“예, 캡틴!”
대원은 경사를 따라 내려가며 배낭에서 꺼낸 소이탄을 군데군데 토굴로 투입했다.
이때 토굴 안에서 새끼 좀비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울어댔다.
“카오오!”
겨우 서너 살짜리 아이의 모습이기에 대원은 차마 총을 쏘지 못했다.
“이런 애들도 죽여야 하나……”
순간 토굴 속에서 어미 좀비가 튀어나오며 대원의 팔을 깨물었다.
“아악!”
다른 토굴에 소이탄을 투입하던 앙드레가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 왔다.
퍼억!
앙드레가 정글도가 어미 좀비의 목을 잘랐다. 하지만 이빨이 얼마나 깊이 박혔는지 어미 좀비의 대가리는 대원을 문 채로 매달려 있었다.
앙드레는 다시 정글도를 휘둘러 대원의 팔을 잘랐다.
“크윽!”
주저앉은 대원이 진땀을 흘렸다,
“캡틴…….”
“자네 이름이 뭔가?”
“가네시마입니다. 저… 죽는 겁니까?”
“가네미사, 자네는 이미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됐네.”
“사… 살려 주십시오.”
“유감이군. 그래도 좀비로 되살아나는 일은 없을 거네.”
타앙!
매그넘이 발포되자 대원의 머리 절반이 박살났다.
앙드레는 기분이 씁쓸했지만 감상에 젖어 있는 겨를이 없었다.
그는 대원이 짊어지고 있던 배낭을 벗겨 어깨에 걸렸다. 다른 조를 살펴보니 야산의 중턱 아래까지 내려간 상태였다.
“서둘러야겠군.”
앙드레는 간격을 두고 토굴마다 소이탄을 투입하면서 기슭을 향해 내려갔다.
기슭에 이르자 토굴의 숫자가 수십 개로 불어났다. 어미 좀비들은 새끼들을 지키기 위해 토굴을 주변을 에워싸고 있었다.
“카우우우!”
어미 좀비들은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앙드레를 향해 덤벼들었다.
팟–!
앙드레는 5미터 높이로 점프해 어미 좀비들의 공격을 피하면서 토굴 속으로 소이탄을 마저 던져 넣었다.
귀에 꽂은 통신기를 통해 유키나가의 음성이 들려왔다.
“투입 완료!”
왕첸의 목소리가 뒤를 이었다.
“서둘러, 캡틴. 사방이 온통 좀비들이야!”
“알았다. 최대한 멀리 피해!”
앙드레는 지니고 있던 소이탄을 모두 토굴 속에 투입하고는 경사면을 내려섰다.
투투투–탕탕–!
요아와 대원들은 기슭에서 비스트 좀비들과 격돌하고 있었다. 곧바로 합류한 앙드레가 매그넘으로 비스트 좀비들을 날려 버렸다.
“유탄 발사해, 요아!”
“그랬다가는 우리 모두 타죽을 수 있어!”
“발사하고 뛰면 돼! 어서!”
“제기, 알았어!”
요아는 UMP총신 아래에 장착한 유탄발사기로 야산 기슭의 토굴을 겨누었다.
펑, 펑, 펑–!
앙드레는 주근깨 대원과 함께 야산을 등진 채 앞서 달렸다.
“뛰어!”
“가네시마는 왜 보이지 않습니까?”
“전사했네.”
“예에……?”
유탄을 발사한 요아도 사력을 다해 뛰었다.
“폭발한다!”
곧바로 야산 기슭에서 폭음이 울려 퍼졌다.
콰아앙!
토굴 속에서 불길이 치솟는 순간 토굴에 투입시켜 놓았던 소이탄과 C4가 연쇄폭발을 일으켰다.
콰–콰콰쾅–!
어마어마한 굉음이 작렬하면서 거대한 화염이 야산 전체를 휩쓸었다. 아미 화산이 폭발하듯 지반이 요동쳤고 화염폭풍이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어서 뛰어!”
앙드레와 요아는 양쪽에서 주근깨 대원의 손을 쥐고는 최대한 높이 점프했다.
화르륵륵!
야산에서 번진 화염이 순간적으로 지표를 태워버렸다.
겨우 화염폭풍의 사정권을 벗어난 앙드레와 요아가 바닥으로 내려섰다. 머리카락은 심하게 그을렸고 불똥이 튄 옷에서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올랐다.
요아가 옷자락에 묻은 불똥을 털어내며 투덜거렸다.
“예미, 스타일 다 구겼네.”
앙드레는 야산을 돌아보았다.
야산 전체가 새까맣게 타버렸고 수십 개의 토굴에서 아직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워낙 엄청난 폭발이기에 야산이 수 미터는 내려앉은 것 같았다.
토굴에 얼마나 많은 비스트 좀비 새끼들이 숨어 있었는지 몰라도 몰살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서식지가 파괴되자 가미카제를 공격하던 비스트 좀비들이 절규하며 야산으로 달려갔다.
“카우우우!
“크어어어!”
자신의 새끼들을 구하려는 본능이었지만 그들의 서식지에는 아직 소이탄의 뜨거운 열기가 남아 있었다. 잿더미에 발을 디딘 비스트 좀비들이 바닥을 구르며 비명을 질러댔다.
흙을 밟아야만 힘을 얻은 비스트 좀비들에게 있어 잿더미는 죽음의 땅이었다. 대다수 비스트 좀비들이 잿더미 위로 나뒹굴자 나머지 비스트 좀비들은 생존을 위해 뿔뿔이 흩어졌다.
마츠이는 하늘을 태울 듯이 치솟는 화염을 바라보며 감탄에 젖었다.
“비스트 좀비의 서식지를 이렇게 파괴할 줄이야. 앙드레 일행은 진정 신의 군대로구나!”
Written by : Micha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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