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ré’s Choice: In a Broken World”
“The Fall of Yamaguchi”
무너지는 야마구치
1
덜컹덜컹!
오자키 일행이 탑승한 메트로레인이 아카사카 역을 향해 이동하고 있었다. 5량의 객차 중 3량의 객차에는 100명에 달하는 조직원들이 분승해 있었다. 총과 일본도로 무장한 그들은 마치 결전에 나서는 무사들처럼 표정이 비장했다.
나머지 2량의 객차는 유리창까지 출입문과 연결문, 창문까지 모두 철판으로 둘러져 있어 내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오자키는 옆에 앉은 행동대장 우에하라를 보면서 느긋하게 물었다.
“우에하라, 애들 표정이 왜 이래?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것 같군.”
“오대 보스들이 회합이 아닙니까? 어떤 사고가 발발할지 몰라 단단히 정신교육을 시켰습니다.”
“그럴 필요 없어. 우리한테는 특별한 부대가 있지 않은가?”
우에하라는 약간 떨어져 앉아 있는 조직원들은 힐끗 보고는 목소리를 낮추었다.
“사무라이 좀비들이 정말 보스의 명령을 따를까요?”
“놈들을 탑승시킬 때 봤지 않은가?”
오자키는 주머니에서 무선 마이크를 꺼내들었다.
“윤 총장이 나를 속일 이유가 없네. 메트로도쿄를 창설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조직이 필요한데 애니그마 연구소의 인원만으로는 턱도 없지.”
“윤 총장… 그자가 왠지 믿음이 가지 않습니다.”
“훗, 나도 그래. 조센징을 내가 상전으로 모실 거라고는 생각지 말게.”
“예에? 하면…….”
“좀비 바이러스 치료제가 대량으로 생산될 때까지 잠시 관망하는 거야. 치료제만 확보되면 조센징 따위한테 고개를 숙일 이유가 없지 않은가?”
오자키는 눈을 가늘게 뜨며 회심의 미소를 띠었다.
“대일본제국은 우리 손으로 새롭게 설립될 것이네.”
아카사카 지하 환승역.
3개의 환승통로가 교차하는 광장에는 야쿠자 5대조직 중 4대조직의 보스들과 경호원들이 무리를 지어 서 있었다. 조직 간의 충돌을 우려해 각 보스들은 20명 정도의 경호원만 대동했다. 물론 그들이 타고온 메트로레인에는 더 많은 조직원들이 대기해 있다.
잠시 후 오자키가 우에하라와 20명의 경호원들을 대동해 광장에 당도했다.
야마구치의 총수인 나카지마가 차갑게 질책했다.
“오자키 보스! 회합을 주재한 사람은 당신인데 가장 늦었군.”
“미안하오, 오야붕. 우리 조직이 관리하는 메트로레인의 선로가 부실해 조금 지체되었소.”
“관리도 못하는 메트로레인은 왜 꿰차고 있는가? 우리 야마구치에게 맡기면 될 것을?”
“그렇지 않아도 그 문제를 의논하고자 오야붕과 보스들을 뵙자고 한 거요.”
“그래?”
나카지마의 표정이 다소 풀어졌다.
“그럼 건설적인 얘기를 나눠보기로 하세.”
역무원실이 임시 회의실이 되었다.
상석에는 나카지마가 차지했고 4대 조직의 보스들이 좌우로 앉았다. 장소가 협소한 관계로 행동대장들과 경호원들은 모두 바깥에서 대기했다.
나카지마가 보스들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스미요시가이의 오자키 보스가 메트로레인의 관할권을 포기한다니 반가운 소식이오. 사실 도쿄의 메트로레인이 분할 돼 있다는 것은 엄청난 손실이오. 이제는 단일 조직으로 통합해서 관리해야만 좀비들과 맞서 싸워야 제대로 된 서브시티를 건설할 수 있소. 늦은 감이 있지만 오자키 보스의 결단에 감사드리오.”
나카지마가 메트로레인의 통합 관리를 선포하자 3대 조직의 보스들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서로를 보았다.
오자키가 팔짱을 끼며 여유롭게 말을 받았다.
“오야붕, 난 메트로레인의 통합을 논의한다고 했지 야마구치에게 양도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소.”
“훗, 우리 야마구치가 이미 메트로레인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니 통합의 주체가 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글쎄, 그건 오야붕의 독단적인 생각일 뿐이오.”
“하면 어쩌자는 거요? 설마 스미요시가이가 메트로레인을 통합하겠다는 건가? 정말 그런 터무니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오야붕께서 양보해 주시면 우리 스미요시가이에서 공정하게 운영할 것임을 약속드리겠소.”
오자키는 3대 보스에게 협조를 청했다.
“보스들, 이제 서브시티 내부의 분쟁을 끝냅시다. 조직보다는 도쿄와 일본의 재건이 우선이오. 우리가 협심한다면 새로운 일본을 세울 수 있소.”
이에 나카지마가 탁자를 내리치며 일어섰다.
“닥쳐라, 오자키! 네가 지금 우리 야마구치와 맞서겠다는 거냐?”
“나카지마 오야붕, 나도 스미요시가이의 보스인데 말씀이 지나치군. 야마구치의 머리수가 조금 많다고 우리를 함부로 대하지 마시오.”
“크흣! 많이 컸군, 오자키. 가만, 네가 애니그마의 지부장과 친밀하다고 들었는데 그깟 연구소를 믿고 감히 나한테 대항하려는 거냐?”
“오야붕, 내 바람은 메트로레인의 안정과 번영이오. 야마구치가 끝까지 조직의 이권을 차지하려 한다면 우리 스미요시가이가 그 오만함을 징계하겠소.”
“하하핫!”
나카지마는 차가운 웃음을 터뜨리고는 오자키를 쏘아 보았다.
“오자키, 그 말을 선전포고로 알아듣겠다. 네가 자초했으니 나를 원망마라.”
그는 3대 보스들을 둘러보며 엄중하게 경고했다.
“보스들, 이는 우리 야마구치와 스미요시가이 간의 전쟁이니 절대 끼어들지 마시오. 누구든 개입하면… 목이 잘릴 오자키 꼴이 될 테니까!”
나카지마는 문짝을 걷어차며 회의실을 나갔다.
“가자! 당장 전쟁을 준비해!”
그는 휘하 경호원들을 대동해 환승통로를 따라 멀어져 갔다.
3대 보스들은 중간에 낀 상황이기에 난감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제기, 우리보고 어쩌라는 거야?”
“치쿠쇼(씨발)! 오야붕이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이나가와카이의 보스인 하세가와가 오자키를 원망스럽게 직시했다.
“오자키 보스, 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거요? 지금처럼 구역을 나눠서 관리해도 전혀 문제가 없지 않소?”
“하세가와 보스, 그동안 야마구치는 우리의 구역을 야금야금 파고들었소. 아마 일 년도 되지 않아 우리들의 조직은 사라지고 구역장으로 전락하거나 퇴출될 거요. 지금 맞서지 않으면 우리 조직의 미래는 없소.”
“정말 야마구치와 맞서겠다는 거요? 스미요시가이의 전력으로는 어림도 없을 텐데?”
오자키는 느긋하게 미소를 띠며 보스들을 둘러보았다.
“보스들께서 나를 좀 도와주면 안 되겠소?”
“아, 그게…….”
보스들이 주저하자 오자키가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농담이오, 농담.”
오자키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카지마가 경고했으니 보스들은 그저 지켜만 보시오. 다행히 우리 스미요시가이가 승리한다면 메트로레인의 통합적인 운영권만 내게 넘겨주시오. 대신 그동안 야마구치가 차지하고 있었던 구역은 공평하게 넷으로 나눠서 보스들에게 넘겨드리겠소.”
하세가와가 다소 미심쩍은 눈빛으로 그를 직시했다.
“오자키 보스의 말을 믿어도 되겠소? 스미요시가이가 야마구치를 격파하면 최대한 조직이 될 수 있는데 그걸 포기하겠다는 거요?”
“내 목표는 메트로도쿄의 창설이오. 우리가 조직의 기득권만 포기하면 메트로도쿄의 지배자로 지상과 도쿄도까지 그 세력을 넓힐 수 있소. 우리와 맞서서 교외를 차지하고 있는 가미카제까지 복속시키면 신선한 식량까지 확보할 수 있소. 그리되면 일본의 재건은 시간문제요.”
대의를 내세우는 오자키의 설득에 보스들은 잠시 고심하다가 협조를 약속했다.
“알겠소. 하지만 오자키 보스가 야마구치를 격파해야만 우리도 약속을 지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거요.”
“물론이오.”
오자키는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나카지마와 야마구치는 오늘로 끝장이오. 보스들은 당장 돌아가서 각기 관할하고 있는 메트로레인을 폐쇄하고 이번 전쟁이 끝날 때까지 당분간 메트로레인을 운행하지 마시오. 전쟁이 종료되면 다시 운행 여부를 통보해 드리겠소!”
Written by : Michael
Subscribe To My Newsletter
BE NOTIFIED ABOUT BOOK SIGNING TOUR DATES
“Stay connected and be the first to know about my latest stories, updates, and exclusive content. Subscribe to my newsletter and never miss out on new adventures, writing tips, and behind-the-scenes insigh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