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ré’s Choice: In a Broken World”
“Rescue”
구조
본부에 보고하고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문제는 위성전화였다. 그것은 앤디 상사가 가지고 있었고, 앙드레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고민에 빠졌다. 위성전화를 찾기 위해 다시 부락으로 돌아간다는 것, 그것은 곧 자살행위나 다름없었다. 한 번 더 부락으로 돌아간다면, 그곳에서 다시 살아남을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그는 깊은 숨을 내쉬며 수통을 꺼내 몇 모금을 마셨다. 땀과 물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고, 옷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물을 얼굴에 부었지만, 안정을 찾기에는 부족했다. 두려움이 여전히 가슴 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 순간, 종아리 부근에서 날카로운 고통이 번뜩였다.
“윽……!”
앙드레는 고개를 숙여 종아리를 확인했다. 그곳엔 코요테 한 마리가 그의 다리를 물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평범한 코요테가 아니었다. 붉게 충혈된 눈이 비정상적으로 빛났고, 전신의 털은 악취가 나는 진물로 뒤덮여 있었다. 썩은 고기의 악취가 풍기며 그의 비위를 자극했다.
앙드레의 머리카락이 서늘해졌다. 좀비에 물리면 독성 바이러스로 인해 감염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제 좀비화된 동물에게 물렸다는 현실이 그를 전율하게 만들었다. 그에게 남은 생각은 오직 하나였다.
‘제기, 감염됐어……!’
그는 순간적으로 정글 칼을 뽑아 들고, 코요테를 향해 무자비하게 내리쳤다. 칼날이 코요테의 몸을 가르며, 끔찍한 비명소리가 밀림 속에 울려 퍼졌다.
캐애액!
코요테의 몸은 동강 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은 코요테의 이빨은 여전히 앙드레의 종아리를 깊이 물고 있었다. 피가 뚝뚝 흘러내리는 상처를 바라보며, 앙드레는 이를 악물었다.
그의 머릿속을 채운 생각은 단 하나였다. 좀비로 변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 비참하게 괴물로 변해가는 자신을 상상할 수 없었다. 그는 결코 좀비가 될 수 없었다. 스스로 목을 치는 한이 있더라도, 괴물로 죽을 수는 없었다.
앙드레는 순간 칼을 목에 대며,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눈을 감으면, 그 순간이 마지막일 것만 같았다. 내리치기만 하면, 그는 더 이상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파노라마처럼 스쳐가는 기억들이 그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아내와 딸의 얼굴이 그의 의식을 사로잡았다. 그들이 떠올랐고, 그들의 따뜻한 미소가 그의 가슴 속에 스며들었다.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시는 보지 못할 생각에, 가슴이 아프게 조여들었다.
‘지나… 제니……!’
앙드레는 한참 동안 칼을 움켜쥔 채 움직일 수 없었다. 너무나 소중한 존재들이었다. 그들의 얼굴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이 고통을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칼을 내려놓은 앙드레는 스스로에게 속삭였다.
‘가능할지는 모르지만, 감염을 막아보자.’
결단을 내린 앙드레는 옷자락을 입에 물고, 자신의 정글 칼을 물린 다리 위에 가져갔다. 극단적인 결단이었다.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그는 단숨에 칼을 내리쳤다.
퍼억!
다리는 무릎 아래부터 순식간에 잘려나갔다.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앙드레는 주저앉으며 고통 속에 괴성을 질렀다. 지독한 고통과 충격으로 인해 그의 심장은 터질 것만 같았다.
그는 정신이 아찔해지며 기절할 것만 같았지만, 지혈제를 꺼내 상처 부위에 뿌리고, 응급 거즈로 다리를 동여맸다. 온몸이 비틀거리면서도, 그는 이를 악물고 군복 상의를 벗어 다리를 최대한 동여맸다. 그러나 그가 알고 있었다. 이대로는 부족했다. 출혈 과다로 죽기 전에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그 순간, 밀림의 하늘 위에서 헬기 프로펠러 소리가 들려왔다.
투투투……!
앙드레는 일말의 희망을 느꼈다.
‘구조대야……!’
그는 나뭇가지를 지팡이처럼 짚으며, 헬기 소리를 따라 밀림 속을 헤집어 나갔다. 여러 번 풀숲에 걸려 넘어졌고, 과다출혈과 현기증으로 인해 정신이 혼미해져갔다. 고통은 사라졌지만, 그것은 더 이상 그에게 희망적이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밀림의 경계에 도착했다. 시야가 환하게 열리며, 그는 밀림을 벗어났다.
앙드레는 흐릿한 눈으로 누군가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방독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그 모습은 왠지 모르게 비현실적이었다. 그는 그들의 정체를 알 수 없었지만, 더 이상 정신을 유지할 수 없었다.
“여기…!”
앙드레는 힘없이 소리치려 했지만,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그는 완전히 지쳐 쓰러졌고, 그가 본 마지막 것은 마스크 뒤에서 다가오는 사람들의 흐릿한 모습뿐이었다.
“아직 살아 있어!”
누군가가 소리쳤다. 그러나 그 목소리도 점점 멀어졌다. 그의 의식은 그 소리와 함께 서서히 꺼져갔다.
그가 느낄 수 있는 것은 오직 깊고 차가운 어둠뿐이었다. 그는 그 어둠 속에서 고대의 존재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존재는 그를 끊임없이 부르고 있었다. 그들의 목소리는 그의 정신 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너는 나의 것이다.”
그러나 그가 눈을 감은 순간, 그 어둠 너머에서 한 줄기 빛이 들어왔다. 그 빛은 구조대의 손에서 뻗어 나왔고, 그 손은 그를 다시 현실로 끌어올리고 있었다.
애니그마
앙드레는 깊은 잠 속에서 깨어났다. 눈을 뜨자마자 그는 하얀 천장이 눈앞에 펼쳐졌다. 그곳은 밀림이 아니었다. 그는 병원 침대에 누워 있었고, 주변에는 의료 기기들이 그를 둘러싸고 있었다.
“당신은 안전합니다.”
방독면을 쓴 한 사람이 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애니그마 구조대가 당신을 구했습니다.”
그러나 앙드레는 그의 말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가 들은 것은 단지 먼 과거의 속삭임뿐이었다. 그 속삭임은 여전히 그의 정신 속에 남아 있었다.
“너는 결코 벗어날 수 없다.”
앙드레는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며 눈을 감았다. 그가 살아남았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고대의 공포는 결코 그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이제 이 세상에 속한 존재가 아니었다.
Written by : Micha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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